뿌리 없는 도시라고요?
누군가는 내포를 ‘신도시’라고 부르며, 아직 정체성이 없다고 말합니다. 역사도 짧고, 기억도 흐릿하다고요. 그런데, 그건 진짜 이곳을 모르고 하는 말일 겁니다. 내포엔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할머니가, 매일같이 산책하는 길이 있고, 초등학교 운동장 끝자락에서 뛰노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게 곧 도시의 뿌리 아닐까요.
변화 속에서 생기는 연결
아파트가 올라가고, 도로가 넓어지고, 카페도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지금은 익숙합니다. 그런데 그 사이, 놀라운 건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조금씩 인사를 주고받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사 온 지 6개월 만에 마주치면 웃으며 인사하는 이웃이 생겼습니다. 그건 도시가 아니라 ‘마을’의 느낌이죠.
소소한 모임이 만들어내는 기적
내포에는 생각보다 많은 모임이 있어요. 엄마들 독서 모임, 자전거 타는 아빠들, 주말마다 텃밭에 나가 농사짓는 가족들까지. 공식적으로 대단해 보이지는 않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은 자신만의 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누군가와 같이 한다”는 느낌만으로도 삶은 꽤 단단해지거든요.
아이들이 기억할 풍경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작은 놀이터. 그 안에서 처음 자전거를 배운 아이의 얼굴. 그 아이가 나중에 커서 “우리 동네에선 밤에 별이 보였어”라고 말할 수 있다면, 이 도시는 성공한 겁니다. 내포는 지금 그 기억을 조용히 쌓아가고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 ‘사람’ 중심이면 좋겠습니다
도시를 만드는 건 건물이 아니고, 도로도 아니에요. 이웃이에요. 마주 보며 웃고, 같은 공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도시의 진짜 중심입니다. 내포가 그 중심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천천히, 사람들 손으로 만들어가는 도시. 그게 내포의 가장 큰 가능성 아닐까요.


